돈이 모이면 현명해진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정반대였습니다. 2008년, 도쿄에서 처음으로 목돈을 손에 쥔 저는 그 돈을 들고 생애 첫 차를 샀습니다. 전철 노선이 거미줄처럼 뚫린 도시 한복판에서, 혼자 사는 독신 직장인이. 지금 돌아보면 어이가 없지만, 그때는 차 키를 건네받는 순간까지 실수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열정과 야근이 만든 두둑한 통장, 그리고 어리석은 선택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정말이지 일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세월이었습니다. 휴일이고 주말이고 가리지 않고 출근했고, 야근은 당연한 루틴이었습니다. 쉬는 날이 생겨도 딱히 갈 데가 없었습니다.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동료와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게 전부였습니다. 즐길 거리가 없으니 쓸 돈도 없었고, 야근 수당과 ..
솔직히 저는 서른 살 때까지 중고차 시장의 작동 원리를 전혀 몰랐습니다. 도쿄에서 직장을 다니던 시절, 2,000만 원이 넘는 중고차를 사진 한 장 보고 덜컥 계약했고, 1년도 안 돼 800만 원을 허공에 날렸습니다. 그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말 한마디에 800만 원이 사라진 날일반적으로 차를 오래 안 타면 상태가 좋아서 비싸게 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도쿄는 대중교통망이 촘촘해서 자가용이 사실상 필요 없는 도시입니다. 독신이었던 저는 구매한 닛산 스카이라인을 거의 타지 않았으니, 주행거리가 짧은 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막연히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차를 팔려고 저에게 이 차를 팔았던 바로 그 중고차 영업사원을 사무실 회의실로 불렀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