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에 아이들 학교 앞을 지나다가 택시 한 대가 제 옆을 쌩 하고 추월해 간 적이 있습니다. 분명 스쿨존 구간이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속도를 내며 사라지더군요. 저는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그 장면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어렴풋이 만 알고 있던 스쿨존 법규를 제대로 공부해 봤습니다.

민식이 법과 5030 정책, 알려진 것과 실제는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스쿨존에서는 "30km만 지키면 된다"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그렇게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찾아보니 생각보다 훨씬 세밀한 규정들이 있었고, 그걸 모르는 채로 운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꽤 당황스러웠습니다.
민식이 법은 2020년 3월에 시행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 개정안입니다. 특가법이란 일반 형법보다 형량을 높여 처벌하는 가중 처벌 규정으로, 어린이 보호 구역 내에서 안전 운전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를 사망하게 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형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법이기 때문에, 스쿨존에서의 운전은 단순한 '조심'의 문제가 아닙니다.
5030 정책이란 도심 간선도로는 시속 50km, 이면도로와 스쿨존은 시속 30km로 제한하는 속도 관리 체계입니다. 2020년 민식이 법 발효와 함께 전국에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 정책이 도로 구조나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일괄 적용되다 보니 현장에서 마찰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왕복 4차선 이상의 넓은 간선도로에도 30km 제한이 걸려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있었고, 충청 지역에서는 별다른 사전 계도 없이 단속을 강행해 2,700건 이상의 적발이 발생했다가 항의 끝에 전부 취소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 배경입니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중 심야 시간대(자정~새벽 5시) 비중은 0%였고, 등하교 집중 시간대(오전 6시~10시, 오후 2~6시)가 전체의 52.8%를 차지했습니다(출처: 행정안전부). 아이들이 실제로 없는 시간에 동일한 기준으로 단속하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런 문제의식이 쌓이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스쿨존 제한 속도를 50km로 상향하는 법안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적용될 예정입니다. 탄력적 속도 제한(Flexible Speed Limit)이란 시간대나 상황에 따라 제한 속도를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미 2023년부터 시범 운영 구역을 확대해 왔습니다. 2023년 13개소, 2024년 44개소, 2025년 70개소로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의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주말에도 과태료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맞는 이유
스쿨존 과태료가 주말에도 부과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주말에 학교도 안 가는데 왜?"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통계를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어린이 보호 구역 내 신호·속도위반 10건 중 3건은 주말에 발생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날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그 근처에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운전자의 경계심이 낮아지는 탓에 사고 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현행 제도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범칙금으로 국고를 채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없는 새벽 2시에 30km를 지키지 않았다고 12만 원짜리 범칙금을 내야 하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감정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가 직접 스쿨존에서 일시정지 의무를 지키려다 뒤 차에 경적을 맞은 경험도 있습니다. 법규를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눈총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법규를 지키려는 의지 자체가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스쿨존 내에서 운전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규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한 속도: 30km/h 이하 (심야 시간대 50km 상향은 하반기 적용 예정)
- 주정차 금지: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시 일반 도로 대비 2배 과태료 부과
- 신호 위반: 벌점 및 범칙금 일반 도로 대비 가중 적용
- 스쿨존 내 2회 이상 과속 적발: 자동차보험 보험료 10% 인상 적용 예정
여기서 보험료 할증 기준이란 스쿨존 내에서 과속으로 두 번 이상 적발될 경우 자동차 보험 갱신 시 보험료가 인상되는 제도로, 단순 벌금에 그치지 않고 금전적 불이익을 장기적으로 주겠다는 취지입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지만, 반복적인 위반을 막기 위한 억제 수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건 분명합니다. 왕복 4차선 이상 도로는 50~60km로 상향 조정하고, 저녁 6시 이후에는 탄력적으로 제한 속도를 적용하자는 제안은 충분히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와 주차 공간 확보 같은 환경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타당합니다. 법 집행만 강화할 게 아니라, 운전자가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주는 것이 도로교통법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이라고 봅니다(출처: 도로교통공단).
스쿨존 제도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속도를 올려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는 스쿨존을 지날 때마다 우리 아이들을 떠올리며 운전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 아는 만큼 지킬 수 있습니다. 몰라서 위반하는 분들이 있다면 알게 되면 되고,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분들에게는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저는 주변에서 명백한 위반을 목격하면 신고를 망설이지 않는 편입니다. 모든 도로가 안전해야 하지만, 스쿨존만큼은 운전자 편의보다 보행자의 안전이 절대적으로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법규는 도로교통공단 또는 관할 기관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