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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이 장롱면허를 꺼내 다시 운전을 배워야겠다고 하셔서 방문 도로 연수를 알아보다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포털에 검색하면 넘쳐나는 사설 업체들, 저도 처음엔 그냥 예약할 뻔했거든요. 2025년 12월 도로교통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으로 운전학원의 방문 연수가 전면 합법화된 지금, 불법 업체와 정식 학원을 구분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제도 개정, 뭐가 달라졌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장모님 연수를 알아보면서 처음 알게 됐는데, 2025년 12월부터 도로교통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운전학원이 수강생의 자택이나 직장 앞으로 직접 찾아가는 방문형 도로 연수가 공식적으로 허용됐습니다. 기존에는 학원 구내와 지정된 도로에서만 교육이 가능해서 수강생이 무조건 학원으로 발품을 팔아야 했죠.
교육 차량에 대한 규제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표준 규격 차량만 교육용으로 쓸 수 있었는데, 이번 개정으로 경차부터 중형·대형차까지 다양한 차종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서 교육용 차량의 표준 규격이란 조수석에 고정식 보조 브레이크가 장착되고 교관이 직접 개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용 차량 기준을 말합니다. 이 기준이 차종별로 확대 적용된 것입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변화가 기대됩니다. 기존 도로 연수는 10시간 기준 평균 58만 원 수준으로, 이 경제적 부담이 불법 사설 업체를 찾게 만드는 핵심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학원의 운영 구조가 유연해지면 자연스럽게 수강료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달 중순부터 전국 운전학원이 방문 연수 준비를 마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수강생 자택·직장 등 원하는 장소로 강사가 직접 방문하는 방문형 도로 연수 전면 허용
- 경차·중형·대형 등 다양한 차종을 교육용 차량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규제 완화
- 학원 운영비 절감 → 10시간 기준 평균 58만 원 수준의 수강료 인하 효과 기대
- 전국 운전학원 준비 완료 후 이달 중순부터 본격 시행 예정
불법 업체, 왜 위험한가
제가 직접 검색해 봤는데, 포털에 '방문 운전 연수'를 치면 학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광고가 줄줄이 뜹니다. 처음엔 '이렇게 편하고 싸면 좋은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조목조목 따져보니 대표자 이름도, 회사 주소도 없는 무허가 무등록 업체들이었습니다. 결제 방식도 수상했습니다. 현금 지급이나 강사 개인 계좌 송금을 요구하면서 공식 등록 절차를 철저히 회피하고 있었거든요.
가장 무서운 건 안전장치 문제입니다. 정식 교육용 차량에는 조수석에 고정식 보조 브레이크, 즉 교관이 비상 상황에서 직접 발로 밟아 차를 세울 수 있는 전용 제동 장치가 장착돼 있습니다. 반면 불법 연수 차량은 이 장치가 없고, 연수봉이라는 임시 장비를 운전석 브레이크에 연결해 쓰는 방식에 의존합니다. 연수봉이란 조수석에서 강사가 발로 힘을 전달해 운전석 브레이크 페달을 누르는 막대형 보조 기구를 말하는데, 구조적으로 미끄러지기 쉽고 물리적인 힘 전달 효율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실제 급제동 실험 결과를 보면 그 차이가 명확합니다. 시속 40km 주행 중 급제동 시, 연수봉을 사용한 경우의 제동 거리가 정식 보조석 발판 브레이크 대비 약 두 배 길었습니다. 발로 직접 페달을 밟는 것과 연수봉으로 간접 조작하는 것 사이의 물리적 힘 전달 손실이 그만큼 크다는 뜻입니다(출처: 도로교통공단). 장모님이 초보에 연세도 드셨다는 생각을 하니, 이 수치가 그냥 숫자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법적 책임 문제도 심각합니다. 불법 연수 업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연수생에게 "면허 취득 후 2년이 넘은 지인에게 배우는 것처럼 진술하라"라고 교육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수 중 사고가 나면 종합보험 보상이 전면 거부됩니다. 수천만 원의 배상 책임을 초보 운전자가 고스란히 사비로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2026년 7월부터는 이런 업체를 알선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만으로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안전한 선택, 어떻게 하나
결국 저는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정식 등록 학원의 방문 연수를 신청해 드렸습니다. 정식 교육용 노란 차를 타고 집 앞으로 온 베테랑 강사님께 장모님이 안전하게 배우고 계신다는 소식을 아내를 통해 들었을 때, 솔직히 그 안도감은 절약한 금액과는 비교가 안 됐습니다. 불안에 떨면서 연수를 받는 것과, 제도가 보장하는 안전망 안에서 배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니까요.
정식 등록 학원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운전면허 행정 정보를 관리하는 도로교통공단 사이트에서 학원 등록 여부를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결정하지 말고, 아래 기준을 꼭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 사업자 등록번호와 학원 주소가 명시돼 있는가 (무등록 업체는 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 교육용 차량에 조수석 고정식 보조 브레이크가 장착돼 있는가 (연수봉 사용 업체는 불법입니다)
- 결제 방식이 카드·계좌이체 등 공식 수단인가 (현금·개인 계좌 요구는 위험 신호입니다)
- 강사가 자동차운전전문학원법상 자격증을 보유한 공인 강사인가
- 연수 중 사고 발생 시 적용되는 보험 약관을 명확히 안내하는가
여기서 자동차운전전문학원법상 자격증이란 국가가 정한 교육 이수 및 시험을 통해 발급되는 운전 교습 공인 자격을 말합니다. 이 자격이 없는 강사에게 교습을 받는 것은 무면허 의료 행위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절대 타협할 부분이 아닙니다.
사설 불법 연수를 찾는 이유는 언제나 "학원은 비싸다", "시간이 없다"는 두 가지입니다. 저도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돈 몇만 원을 아끼다가 신원도 검증되지 않은 무자격 강사의 차에 소중한 가족을 태우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안일한 도박입니다. 보험 없이 수천만 원의 배상 책임을 혼자 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2025년 12월 제도 개정으로 정식 학원의 방문 연수 길이 전면 열렸습니다. 더 이상 "학원은 불편하다"는 핑계가 통하지 않는 환경이 된 겁니다. 장롱면허를 꺼내든 가족이 있다면, 포털 광고 맨 위에 뜨는 업체보다 공식 등록 학원을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노란 교육용 차량과 공인 강사, 그리고 조수석의 고정식 보조 브레이크. 그게 도로 위 안전의 최소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