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한테 피해 주는 일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꼬리물기 위반에 대해서는 몰랐지만, 꼬리물기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한 번은 제가 파란불에 교차로로 들어섰고, 나름 앞을 보고 판단한 건데 신호가 바뀌어 버렸고 다른 방향의 차량들의 통행을 방해하게 되었습니다. 잘못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위반인 줄은 몰랐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제 행동이 도로교통법 제25조 제5항에 명시된 교차로 통행 방법 위반, 즉 꼬리물기에 해당했습니다.

파란불에 진입해도 꼬리물기가 된다
일반적으로 신호를 지켰다면 괜찮다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 경험이 딱 그 케이스였습니다. 약간 정체가 있는 사거리에서 녹색 신호를 확인하고 교차로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앞차와의 간격을 보고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었는데, 들어선 순간 앞이 꽉 막혀버렸습니다. 결국 교차로 한복판에서 신호가 바뀌어버렸고, 옆에서 신호를 받은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저를 향해 달려오는 상황이 됐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5조 제5항은 교차로 통행 방법에 관한 조항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녹색 신호 여부가 아니라, 진입 시점에 교차로를 완전히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쉽게 말해, 파란불이라도 앞이 막혀 교차로 안에서 멈출 가능성이 있다면 진입 자체를 하면 안 됩니다. 이를 정지선 대기 원칙이라고도 부릅니다. 정지선 대기 원칙이란 교차로 진입 전 정지선에서 대기하다가 교차로를 완전히 소통할 수 있을 때만 진입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노면 유도선을 설치하는 교통체계 개선 작업을 병행하면서 꼬리물기를 포함한 위반 행위에 대한 계도와 단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면 유도선이란 교차로 바닥에 그려진 차선 안내 표시로, 차량이 교차로를 어떤 경로로 통과해야 하는지 시각적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서울 시내 45개 주요 교차로에서 단 한 시간 동안 단속을 진행한 결과 꼬리물기 91건, 끼어들기 231건을 포함해 총 358건이 적발됐다고 합니다(출처: 서울경찰청). 수치만 봐도 이게 얼마나 만연한 문제인지 체감이 됩니다.
단속 현장에서는 범칙금 3만 원이 즉시 부과됐으며, 버스 기사가 현장에서 항의하는 일도 있었지만 예외는 없었습니다. 저도 솔직히 "억울하다"는 기분이 뭔지 압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경찰관이 한 말이 정확합니다. 파란불이라도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는, 내가 교차로 안에서 멈추는 순간 다른 방향 차량의 통행권을 침해하기 때문입니다.
버스의 꼬리물기, 왜 더 심각한가
5대 반칙 운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경찰이 공식적으로 규정한 교통질서 저해 행위 다섯 가지를 말하는데, 교차로 꼬리물기, 끼어들기, 유턴 방법 위반,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 위반, 비긴급 구급차 법규 위반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5대 반칙 운전이란 단순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교통 흐름 자체를 무너뜨리고 연쇄 정체와 사고를 유발하는 행위로, 경찰이 집중 단속 대상으로 삼고 있는 유형입니다.

제가 직접 도로에서 겪어보니, 이 중에서도 버스의 꼬리물기가 유독 심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차량일수록 더 조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도로에서는 정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버스는 차체가 크고 무거운데도 오히려 속도를 유지한 채 교차로로 밀고 들어옵니다. 맞은편에서 신호를 받은 차량 입장에서는 버스가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제 경험상 이 상황에서는 신호를 제대로 받은 차들도 출발이 늦어지고, 그 뒤에 줄 서 있던 차량 중 일부는 결국 해당 신호를 통째로 놓치게 됩니다.
이게 단순히 한두 대의 불편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를 교통공학 용어로 병목 효과라고 합니다. 병목 효과란 특정 지점에서 통행 흐름이 막히면서 그 이전 구간 전체로 정체가 역류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교차로 한 곳에서 발생한 꼬리물기 한 건이 수백 미터 뒤까지 연쇄 정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교차로 위반 행위는 교통사고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출처: 도로교통공단).
경찰이 5대 반칙 운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단속 방식도 현장 직접 단속과 캠코더를 활용한 영상 단속을 병행하고 있어, 현장에서 경찰관이 없더라도 나중에 적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버스 전용차로 위반의 경우 범칙금에 더해 최대 30점의 벌점이 부과됩니다. 벌점이란 교통법규 위반 시 운전면허에 누적되는 점수로, 일정 기준 이상 누적되면 면허 정지나 취소로 이어집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녹색 신호라도 교차로를 완전히 통과할 수 없다면 진입 자체가 위반
- 꼬리물기 적발 시 범칙금 3만 원 즉시 부과, 현장 항의해도 예외 없음
- 버스 전용차로 위반은 범칙금 외 최대 벌점 30점 추가 부과
- 단속은 현장 직접 단속과 캠코더 영상 단속 두 가지 방식으로 병행
저도 그날 다행히 단속은 피했지만, 제가 했던 행동이 위반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날 이후로 정체가 예상되는 교차로 앞에서는 한 박자 더 멈추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뒤에서 경적이 울려도, 들어가면 안 될 상황이면 정지선에 서 있는 편이 결과적으로 덜 민폐라는 것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질서를 지키는 것이 나만 손해 보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 교차로를 지나는 모든 차량의 시간을 지켜주는 일이기도 합니다.